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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김지훈 "장발? 반드시 잘라야 하기 전까지 길러볼 예정" [M+인터뷰]

웹지기     입력 20.09.29 12:52


김지훈 인터뷰 사진=빅픽처엔터테인먼트

‘악의 꽃’ 김지훈이 주말극 황태자 이미지를 벗고 파격 변신을 시도한 가운데 등골까지 오싹하게 만들 악을 연기해냈다.

지난 23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악의 꽃’(연출 김철규‧극본 유정희)에서 김지훈은 백희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초반에는 그저 혼수상태에 빠진 인물로 베일에 싸여져 그리 주목받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러나 깨어남과 동시에 사이코패스로서 공격적이고 잔인함을 지닌 것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반전을 선사했다.

장르물과 로맨스가 고루게 섞인 ‘악의 꽃’에서 김지훈은 극의 몰입도를 더하며, 장르물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그는 백희성 캐릭터를 위해 체중 감량을 하며 장발로 이미지 변신까지 시도해내며 열과 성을 다했기에 극이 진행될수록 김지훈의 노력은 더욱 빛을 발했다.

그만큼 그는 마지막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하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에 김지훈은 서면인터뷰를 통해 직접 백희성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악의 꽃’ 김지훈 사진=빅픽처엔터테인먼트

▶이하 ‘악의 꽃’ 김지훈 일문일답

Q. ‘악의 꽃’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

A. 먼저 드라마 ‘악의 꽃’을 많이 사랑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그리고 내가 연기한 백희성 역할도 나쁜 짓 참 많이 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랑과 관심 주셔서 감사드린다. 봄의 시작에서 여름의 끝까지, 코로나와 싸우며 함께 고생한 스텝 한 분 한 분 그리고 배우 한 분 한 분께도 이 자리를 빌어 고생 많으셨다고 많이 감사하다고 인사 드리고 싶다. 작년 12월에 처음 백희성 역할을 하기로 결정하고 백희성은 어떤 아이일까 고민했던 시간도 길고 힘들었던 시간도 길었지만, 그럼에도 늘 촬영장 가는 일이 가장 기대되고 행복한 일이었는데 그건 완벽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스태프들과 동료연기자들 덕분이었던 것 같다. 촬영 작업 자체도 즐거웠지만, 시청자 여러분께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되어서 내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 같다.

Q. ‘악의 꽃’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어땠는지, 백희성 캐릭터의 첫인상과 하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A. 처음 대본을 봤을 땐 굉장히 참신하면서 짜임새 있는 구성과 설득력 있는 인물들에 반했다. 기존 드라마에서 본 적 없는 흐름과 인물들이었다. 시놉시스와 8회까지 대본을 읽고 결정했는데, 사실 시놉에도 인물설명은 간략했고 대본 상에도 8회까지는 계속 누워있는 상태라 이렇다할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백희성이 후반부에 이정도까지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 거라 확신 가질 만한 근거가 없었다. 그치만 이미 시놉과 8부 까지의 대본만 가지고도 이후에 그려질 백희성이 충분히 매력적일수 있겠다는 기대감은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큰 모험이었지만, 감독님과 제작진 분들께서도 후반부에는 백희성이 중요한 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고 힘을 실어 주셔서, 처음 가졌던 걱정보다는 큰 망설임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Q. ‘악의 꽃’에는 연기 구멍이 없을 정도로 재밌고 탄탄한 작품이라는 평이 많다. 그런 가운데 ‘김지훈의 공이 크다. 너무 연기를 잘하더라. 재발견이다. 악역인데도 섹시하다. 이번에 인생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라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호평을 받을 때 어떻게 생각하고, 인상 깊었던 댓글이나 반응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오랫동안 내 이미지를 깨 줄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신인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고 김지훈이라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이 장보리에서 보리보리 찾던 사람 맞냐…’ 이런 얘기를 할 땐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기분 좋은 댓글이나 반응들이 너무 많은데 처음엔 ‘무섭다. 섬뜩하다’ 이런 류의 반응이 너무 좋고 신기했다. 나 역시도 전혀 무섭게 생기지 않은 내 얼굴로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줄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다. ‘무서워서 오줌 쌀 뻔했다’는 댓글이 많았는데 지저분하긴 하지만 기분은 참 좋더라.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느끼게 했다는 것 자체가 꽤 짜릿했다. 인상 깊었던 반응으로는 “내 마음속 악역 중 역대 1위” 이 멘트가 기억에 남더라. 누군가에겐 그의 인생에서 내가 가장 강렬한 악역이었다는 이야기지 않냐. 그리고 ‘진짜 어딘가 저런 사람이 살고 있을 거 같아요’라는 멘트도 정말 기분이 좋더라.

김지훈 백희성 사진=빅픽처엔터테인먼트

Q. 이번 작품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명장면과 명대사는?

A. 사람들은 아마 명장면으로 휠체어에서 일어나는 신을 꼽는 분들이 많으실 거다. 연기나 연출 뿐만 아니라 카메라 앵글 편집, 음악적인 부분까지 신의 느낌을 최고조로 만들어 주었으니까 말이다. 근데 그 장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도현수(이준기 분)를 암매장하려다 엄마한테 들키는 장면을 뽑고 싶다. 뭔가 짧지만 너무나 강렬했다. 한 장면에 주어진 짧은 대사와 상황만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백희성이란 인물에 대해서, 그리고 그 아들이 아무렇지 않게 산사람을 파묻는 걸 지켜보는 엄마 미자(남기애 분)의 감정에 대해서 아주 함축적이지만 너무나 강렬하고 세련되게 많은 걸 전달해 주는 신이었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아들을 칼로 찌른다는 상황 자체도 강렬하지만 무언가 쎄한 분위기가 너무도 매력적인 장면이다.

명대사는 하나만 뽑기가 너무 어렵다. 댓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했던 대사를 뽑아보자면 ‘죽일려면 그냥 죽여 이 사이코패스ㅇㅇ아’인 거 같다. 누가봐도 사이코패스인 백희성 입에서 그런 대사가 나온다는 아이러니함이 꽤나 인상적이었던 거 같다. 근데 그 대사는 사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애드립이었다. 원래는 그냥 ‘죽일려면 그냥죽여. 이 미친놈아’라는 대사였는데 도현수의 처절한 분노에 겁을 먹고 도망가다 보니까 또 이준기의 서늘한 연기에 호흡하다 보니까 리허설 중에 그 대사가 절로 튀어나오더라. 현장에서도 그 장면에선 뭔가 백희성의 상황이 짠하면서 아이러니하게 웃기기도 하고 다양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것 같다는 반응이었고 다행히 이준기도 굉장히 맘에 들어하고 감독님께서도 느낌이 좋다고 하셔서 그렇게 바꿔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방송 후의 임팩트가 셌던 것 같아서 나도 개인적으로 손 꼽는 대사다.

Q. 메이킹 필름을 보니 이준기와 대립하며 쫓기는 장면에서 고생이 많았던 거 같다.

A. 둘 다 고생이 많았다. 감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극한으로 치닫는 부분이라. 백희성은 특히 식물인간에서 깨어난 지 얼마 안되는 설정이기 때문에, 모든 신에서 체력적으로 뭔가 힘에 부치고 기력이 쇠한 앙상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특히 마지막 산길에서 절벽까지 시퀀스는 이미 맞기도 많이 맞았고 체력적으로도 고갈된 상태에서 마지막 남은 생명 에너지까지 쥐어짜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근데 막상 산길을 뛰어 도망치는데 너무 팔팔하더라. 그래서 현장 세팅하는 동안 계속 맨몸 스쿼트를 하면서 하체 근육이 풀리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그날만 한 300개 정도는 한 거 같은데, 다음날부터 바로 근육통이 오기 시작해서 한 일주일은 갔던 거 같다. 촬영할 때도 다리가 풀릴 정도로 뛰고 했더니 다행히 드라마나 메이킹에서는 진짜 힘들어 보이고 불쌍해 보이긴 하더라.

Q.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캐릭터를 정말 잔혹하면서도 무미건조하게 표현해냈다. 정말 놀라울 정도의 소화력을 보여줬는데 백희성 캐릭터를 연구할 때 참고한 책이나 작품 등이 있는지 어떤 점을 중점을 두고 했는지 궁금하다. 또 10kg을 감량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뺄 수 있던 비결과 고충은 없었는지,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한 것 같은데 혹시 참고했던 이미지도 있었는지 등등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A. 내가 직접 10kg를 뺐다고 하는 인터넷 포스트를 종종 본 적이 있는데 실제보다 좀 와전된 거 같다. 이번 역할을 준비하면서 딱 4-5kg 정도 감량했다. 다만 근손실 거의 없이 체지방으로만 그 정도를 뺐더니 사람들이 봤을 때 10kg 정도 뺀듯한 느낌이 나나보다. 그리고 다이어트 관련해서는 간헐적 단식을 꾸준히 하고 있다. 원래는 화보를 준비하면서 체지방을 좀 걷어내기 위해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었는데, 다른 다이어트에 비해서 건강하게, 먹고싶은 거 어느 정도 먹으면서도 체지방을 7-8프로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상당히 긴 내용이기 때문에 궁금하시면 내 SNS를 보면 좋을 것 같다.

Q.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준기와 극 중에서는 적대적인 모습이었지만, 메이킹 필름 등에서는 사이가 좋아보였다. 이준기는 어떤 배우였고 서로의 케미는 어땠던 것 같나.

A. 이준기와의 호흡은 같이 연기하는 거 자체가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다. 진심으로 연기하는 사람끼리는 말로 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 워낙 성실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넘치는 배우이기 때문에, 함께 연기하는 순간순간 너무나 즐거웠다. 몸은 고되도 정신은 행복한 것,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느낄 수 있는 거라 생각하는데, 같이 연기하는 동안에는 나도 이준기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더군다나 자기 연기만 챙기기도 쉽지 않을 텐데, 주연배우로서 현장을 이끄는 분위기와 리더십을 보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그 긴 시간동안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일 텐데 가까이서 작업을 해보니 너무나 납득이 가더라. 누구보다 섬세하고 열정적이면서 한번 자기 이름을 걸고 작품을 맡으면 정말 모든 걸 다 쏟아 붓는다.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Q. 이번에 머리를 많이 길렀는데 불편한 건 없는지, 자신이 좀 잘 소화한 거 같은지 등등 머리를 기른 것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다.

A. 머리는 확실히 짧은 머리가 편하다. 머리가 긴 게 이렇게 불편한 일인지 정말 몰랐다. 여자분들에게 리스펙트. 머리 감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샴푸도 많이 들어가고 말리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빠지기도 많이 빠지는 것 같고 특히 여름에는 너무너무 덥다. 머리가 길었다고 이렇게 더워질 줄은 예상 못했는데 머리가 내 목과 귀를 덮고 있다는 게 이렇게 더운 일인 줄은 몰랐다. 그리고 옷을 입는데도 제약이 생겼다. 확실히 장발 머리에는 영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멋있기 때문에 이 모든 단점들을 참아낼 수 있었다. 짧은 머리로는 만들 수 없는 분위기와 멋이 분명히 있다.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도 장발 스타일의 공로가 적지않다 생각한다. 일단은, 반드시 잘라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길러볼 예정이다.

Q. 코로나19로 인해 중간에 잠시 촬영이 중단된 적이 있다. 또 촬영하며 고려할 요소도 많아 고생이 많았을 텐데 무사히 촬영도 마치고, 종영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청률은 점점 오르며 많은 시청자에게 사랑받았다. 한마디 해본다면?

A. 올해는 유난히 장마도 길고,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도 생기면서, 촬영하는데 여러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 걱정이 진짜 많았는데, 그래도 끝까지 무사히 건강히 잘 마치게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또 마지막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게 되어서 무척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까지 관심가지고 지켜봐 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김지훈이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했는데, 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 같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 등을 고른다면?

A. 해보고 싶은 건 많다. 진짜 절절한 멜로도 해보고 싶고,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완전 장르물로 찐한 형사나 또 다른 악역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남자 냄새 물씬나는 느와르 장르도 해보고 싶고 나는 다 나만의 스타일로 잘 해낼 자신 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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